xoxo, text
 
 

 

I`m sorry:)

 


 |  ♥ (4)  HYUNGKWANG (30)  DUKWANG (1)  SEOBKWANG (1)  TRIP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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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몸을 잔뜩 구겨 앉아 시름시름 대던 사내 녀석들은 졸업식이 온전히 끝나고 나서야 겨우 운동장을 팔팔하게 뛰어 다녔다. 게 중에 두준은 단연 열심이다. 공부보다 더 집중했던 고교축구부 단원들이 서로서로 합심으로 야수처럼 돌변해 만만한 축구부 녀석들부터 교복을 발기발기 찢기를 일삼으며 깔깔대기를 시작으로 파이널 세레머니의 대상은 바로 두준이었다. 축구부에서 3년 내내 에이스이기도 했지만 단연, 역시 만만치 않은 대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온통 운동장과 교실 복도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녔던 두준에게 알맞게 맞춤처럼 입혀져 있는 교복은 아직 왼쪽 어깨 뒤쪽이 약간 뜯겼을 뿐, 아주 말짱한 상태였다. 오예- 럭키. 사방을 슬쩍 곁눈질하며 슬금슬금 학교 ‘뒷구멍’으로 향하는 두준의 발은 아직도 가벼운 템포를 했지만, 얼굴에는 벌써 땀이 범벅이었다. 축구부에게만 유명한 ‘뒷구멍’이라고 불리는 곳은 학교 건물 뒤쪽 동산으로 통한 일종의 개구멍이었다.

“으으--”
“…….”
“으으으.”

으아아아.

두준이 안전하게 도착한 뒷구멍에는 이미 조그마한 체구의 남학생 하나가 철망에 가방이 걸려 나가지도 또한 들어오지도 못하고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러워도 두준은 숨을 고르며 웃음을 참았고 두준이 보고 있는 걸 알아채지도 못한 상대는 여전히 으으, 으아, 으아아아, 등의 해괴한 조합의 소리를 내며 구멍에서 끙끙대고 있었다.

“도와줄까?”
“으허.”
“…도와줘?”

곧 축구부원들이 자신을 찾아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두준은 급하게 물었고, 상대는 두준의 인기척에 그제야 고개를 잔뜩 들고 두준을 향해 눈을 들었다.

“…….”
“…안녀엉, 두준아.”

도와달라는 말 대신 어정쩡한 상황 때문에 겸연쩍게 웃고 있는 녀석은 다름 아닌 기광이었다.
뒷구멍은 축구부만 아는데…
이 녀석, 축구부가 아니다.




“진짜 위급상황에만 사용하라고, 요섭이가…”

뒷구멍을 다 빠져나온 뒤에야 먼저 변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두준이 묻지도 않은 말을 주저리주저리하던 기광은 어차피 문장을 다 완성하지도 못하고 두준의 눈치를 봤다. 두준은 그보다도 먼저 뒷구멍을 익숙하고 유연하게 빠져나오다 슬쩍 묻은 모래들을 털어냈고, 기광은 두준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잔뜩 울상을 했다.
기광이 졸업식에야 겨우 한 번 뒷구멍을 사용하게 된 건 다름이 아닌 교복 때문이었다. 졸업식이 다 끝나고 바로 하나의 행사처럼 시작된 교복 찢기의 피해자가 속출하자 반 아이들을 피해 나오던 기광은, 유치원 때부터 친했던 축구부 재간둥이 요섭과 요섭의 교복을 찢으려고 둘러싼 축구부 무리에게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희생양이 되었다. 물론 요섭의 교복도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었지만 요섭은 어차피 부모님이 오셨다며 차를 타고 홀연히 줄행랑을 쳤고, 버림받은 기광의 최후의 선택이 바로 ‘뒷구멍’이었다.

“춥냐?”
“으드드드드.”

이번에도 두준에게 춥다는 말 대신 기광은 잔뜩 퍼런 입술부터 가지런한 이를 덜덜 떨었다. 교복마이는 이미 형체가 없어져 저 세상으로 떠났고 교복 와이셔츠는 팔이 다 떨어져 나간 지 오래였다. 단추도 몇 개 안 달린 거적때기 같은 셔츠 속에 입은 하얀 이너웨어도 적당히 늘어진 대다가 교복 바지의 한 쪽은 속옷이 보일랑 말랑 할 정도로 뜯겨져 있다.
기광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달고 있는 가벼운 책가방을 등에서 배 쪽으로 덮었다.

“견딜 만해.”

겨우 대답한 기광에게 2월 중순의 추위는 한파보다도 심했다. 체감온도 -50도 정도.

“입어라.”
“…어어, 너는.”
“…나 땀나는 거 안 보이냐,”

추위도 모르고 땀이 범벅인 두준을 보며 기광은 두준이 벗어 준 마이를 재빨리 어깨에 걸쳤다. 어디서 저렇게 땀을 많이 흘렸나, 하면서 기광은 잔뜩 얼어버린 코를 훌쩍거렸다. 있는 힘껏 질주했던 터라 몸에 열이 많이 난 두준의 마이는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다.

“고마워.”
“어어. 가자.”

진심이 묻은 기광의 말에, 두준은 대강 받아치곤 걷던 길을 걸었다.



그러니까, 기광은 두준에게 그냥 요섭의 친구정도로 얼굴만 대면대면한 사이였다. 요섭도 두준도 성격이 쿨해서 금방금방 어느 누구와도 친해지곤 했지만 유독이 두준에게 기광은 그렇게 선뜻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기광은 그 이유가 저한테 있다고 생각했다. 요섭과 둘도 없는 친구이긴 했지만, 요섭이 생일이 빨라 초등학교에 먼저 입학하게 되던 사실에 결국 기광이 제 고집에 부려서 요섭을 따라 무리하게 일찍 학교에 들어오게 된 탓이었다.
그 후로는 친구들과의 족보가 꽤 애매하게 되어버려서 일단 생일이 빠른 요섭은 그럭저럭 괜찮다 쳐도, 완전하게 나이를 먹고 있는 두준의 경우와는 묘하게 어긋나있는 거다.

이런 것들이 유난히도 기광과 두준이 조금은 불편하게 된 거라고 단정 지었다.



기광에게 두준의 마이는 약간 컸다. 시간이 지나면서, 민소매에 마이만 걸친 기광도 와이셔츠만 입은 두준도 점점 추워지기는 매한가지였다. 얘는 왜 이렇게 사람 눈치를 보나 싶을 정도로 기광이 계속 두준이 있는 쪽을 돌아보자, 두준은 거의 기광이 보이지 않을만큼 반대쪽으로 고개가 기울어져있었다.

“…춥지, 너도.”
“됐다. 별로.”

마이를 다시 벗어줄 요량으로 보이자 냉큼 딱 잘라 거절한 두준이 기광 쪽으로 한 번 돌아보았다. 꽤 미안함에 난처했던 기광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꽤 유연하게 웃으면서 제 두 손에 입김을 후후 불어넣었다. 그러고는 두준의 팔 뒤쪽에 입김을 불어넣었던 손을 대었고, 약간의 미열이 남은 기광의 손이 두준의 팔 뒤쪽과 안쪽을 지분거렸다.

“이러니까 좀 따뜻하지?”
“…….”

으헝헝헝.

하고 참 멍청하게 웃고 있는 기광을 보며 두준도 웃음이 팍, 하고 터졌다.
그러니까, 두준도 이제야 좀 알 것 같았다. 요섭과 기광이 서로가 서로를 참 귀여워하고 있다는 사실의 근본적인 부분 중에, 빙산의 일각정도를 훔쳐본 것처럼 마음이 좀 간질간질해서 이상했다.





He is spring to me






바쁘게 입시를 치르고 신입생환영회 겸으로 있었던 과 엠티가 있었던 날, 선배님들이 다 숙소에 짝으로 산 술병들을 다 비우고 쓰러져있었던 때, 유독 추웠던 새벽에 선배님들을 따라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마셨었던 두준은 취기와 잠결에 그제야 한 번 기광을 떠올렸다. 그 때도 지금처럼 유난히 매서웠던 바람에 와이셔츠 하나 입고 있어서 참 많이도 추웠다. 아, 그렇지만 기광 때문에 참 웃겼던 날이라고 기억해냈다.
때마침 요섭에게서 재수를 결정했다고 소식을 들었고 기광의 소식도 물으려다가 그냥 말아버렸었는데, 두준은 지나가는 물음이라도 해 볼걸 했나 하고 좀 후회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한 때 잠깐이었다.

학교생활은 신입생환영회 겸 엠티에서 자타공인 미남으로 불렀던 덕에 두준에게 참 나름 버라이어티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공대 건물에는 ‘공대미남’으로 꽤 유명하게 두준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었고, 그 덕에 선배님들의 예쁨과 동기들의 관심을 쉽게 얻었다. 그런 와중이면 사람이 조금 우쭐해질 법도 한데, 의외로 개의치 않고 사람을 참 싹싹하고 잘 챙기는 두준의 성격이 플러스 요소가 되어서 매우 순탄하고 정신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인문대퀸?”
“어어, 구경 가자.”

동물원도 아니고 무슨 사람 구경을…

두준은 좀 궁시렁거리다가도 얼마나 예쁘면 인문대에 퀸 소리를 듣고 다니나 해서 귀가 솔깃하기도 했다. 동기 중에 굉장한 정보통으로 불리는 녀석은 역시 제 별명답게 학교 소식에는 능통했다.

“공대미남이 인문대를 한 번 라운딩 해 줘야지. 그게 순리야.”

자꾸 두준을 부추기는 정보통 녀석 때문에 두준은 선뜻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으로 웃어보였다. 개인적으로, 공대미남소리는 좀 쑥스럽고, 게다가 불편했다. 공대미남소리를 어서어서 듣고 오는지는 몰라도 저를 구경하러오는 타 과의 사람들에게 일부러 곁눈질 받는 것도 좀 싫었고, 간간히 들이대는 여자선배들이도 약간 곤혹스럽게 할 뿐이었다.
그게 다 자신이 남자중학교과 남자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적응이 안 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곤 했다.



아무튼 두준이 인문대에 간다는 소식이 발 빠르게 퍼지자 이걸 기회삼아 함께 가겠다는 과 동기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었고 그에 두준은 거의 끌려가다시피 했다. 공대에는 인문대보다 다양한 음료자판기가 많은데, 왜 여기까지 와서 음료를 뽑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두준은 구부정하게 앉아서 인문대 영역의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고 있었다.
공대에서 인문대까지 오느라 시간만 버렸다.

“야야, 저기 나온다.”

요란스러운 동기들 사이로 보이는 긴생머리의 여자는 그렇다 치고,

“인문대퀸 옆에 보이는 애가.”
“…….”
“이번에 신입인 인문대 마스코트.”

실은 저 인문대퀸이랑 마스코트랑 소문이… 야!

소문이고 뭐고 거의 반자동으로 녀석을 보자마자 몸이 움직였다. 어디서나 항상 저렇게 헤실헤실 잘 웃는구나, 하고 잠깐 만감이 교차했고, 그 어깨에 손을 앉자마자 그 얼굴이 두준을 향했다. 기광이다. 졸업식에 하교를 마지막으로 전혀 본 적 없었던 그 얼굴이었다.

“여어.”
“…안녀엉, 두준아.”

언젠가도 똑같이 그 말랑말랑하고 잔뜩 눌은 말투 그대로였다.
두준에게 뭔가, 몇 주 생활해본 학교생활 중에 지금이, 가장 가슴이 힘차게 뛰던 순간이었다.




“요섭이한테 같은 학교인 것 같다고 듣기는 했는데.”

정확한 건 아니었으니까, 음.
……
고등학교 때도 너는 이과였고 난 문과였으니까,

“아무튼 되게 신기하다.”
“…프흐흐흐흐---”

저 말을 골자는 분명, 같은 대학으로 진학했더라도 과가 달라 만나지 못했을 거고, 더구나 이렇게 만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는 말이겠거니. 두준은 그런 기광이 참 여전히 웃겼다. 저보다 두 시간이나 수업이 일찍 끝난다는 기광을 중앙도서관에 앉혀놓고 같이 집에 가자고 억지를 부린 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집에 돌아가는 길의 기광은 참 들떠보였다.
참 새싹 같이 파릇파릇한 녀석이라고,
두준은 생각했다.

“학기 초에는 고개도 빳빳이 들고 다녔어.”
“왜.”
“네가 진짜 우리학교일까 해서.”

아는 척 하려고.

고등학교 때 친했던 것도 아닌데, 아는 척은 무슨… 하는 글씨가 두준의 얼굴에 쓰여 있었는지 기광이 금방도 세고 샌 발음으로 지이이잇짜야! 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고등학교 때 두준이 요섭에게서 들은 바로는 기광의 캐릭터는 참 독특했었다.

“야, 드디어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대.”
“그 친구?”

요섭과 두준에게서 ‘그’ 친구는 항상 기광을 뜻했다. 요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었다. 그리고 꽤나 흥미로운 얼굴이었다.

“어어. 걔.”
“…….”
“너만 보면, 가슴이 설렌다는 그 애.”



한 여름의 폭염에도 운동장을 뛰놀며 축구를 즐기던 두준과 축구부의 재간둥이이긴 하지만 이따금 벤치신세를 지는 요섭과 사이좋게 축구부 벤치를 빌려 앉은 기광이 있었더랬다. 그리고 멍하게 상대편 진영으로 공을 몰아가는 두준에게 한참 시선이 빼앗겨 있던 기광이 제 가슴을 문지르며 요섭에게 넌지시 말했었다.

“요섭아, 나 이상해.”
“뭐가.”
“나, 쟤만 보면 가슴이 설레.”

심장이 이상해.

그런 기광의 말에, 서로도 어이가 없었는지 그냥 웃었다.
그렇게 가벼운 농담조로 얻어들은 요섭은 역시 장난처럼 두준에게 기광에 대해 그렇게 말했었다

그 일이 있었던 여름부터 졸업하던 겨울까지, 두준과 기광은 서로 얼굴을 알고 가볍게 인사를 하는 사이 정도였다. 과도 달라 교실 층수가 달랐고 일부러 서로 만나려하지 않으면 만나지지도 않는 거리가 그대로 학기 말까지 온 것뿐이었다.

한 마디로 서로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 땐 고 3이었고, 어쩔 수 없이 친구보다는 공부가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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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이랑은 어떻게 됐어.”
“뭐, 어떻게 되다니?”
“아 너 그 마스코트한테까지 아는 척 하는 적극성을 보였잖아.”

인문대퀸은 좀 마음에 들었다는 증거 아니야? 번호는 땄어?

정보통동기의 속사포 같은 열 띈 질문 공세에 두준은 정말 앗차! 싶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녀석의 핸드폰 번호도 물어보질 못했다. 두준은 제 머리를 잔뜩 헤집었다. 머저리 같은 놈.


그리고 일주일 만에 똑같은 시간 그맘때쯤 두준은 인문대로 발길을 돌렸다. 공대 안에는 공대미남 두준이 인문대퀸을 찍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았고, 간간이 인문대퀸과 의문의 스캔들에 쌓여있던 인문대마스코트 기광의 이름도 거론되었다. 꽤나 이 셋의 관계는 당사자인 두준에게도 중요한 이슈거리 증 하나였다.

인문대 건물 앞에서 두준과 기광이 다시 마주쳤을 때, 뜻하지 않게 기광이 먼저 두준에게 제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기광과 함께 건물을 나온 인문대퀸 때문에 두준은 약간 심기가 불편했다.

“오늘도 중도(중앙도서관)에서 기다리고 있어.”
“응.”
“집에 같이 가자.”
“응.”

제 핸드폰에 잘 저장된 번호를 다시 확인하는 기광에게 씩 웃어보이다가 겸연쩍게 질문을 덧붙였다.

“근데, 네 핸드폰번호 말이야.”
“어어.”
“저기, 누나한테 알려줘도 돼?”

슬쩍 곁눈질하는 곳에는 분명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인문대퀸이라는 여자가 서 있었다.

“아니…”
“…….”
“나랑 너랑 친구라니까. 물어봐 달라고.”
“야!”

그 순간, 두준은 안 그래도 가까이 있는 기광을 배려하지 못하고 면전에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두준의 격양된 말소리에 잔뜩 어깨를 움츠리며 눈을 동그랗게 뜬 기광이 침을 꿀떡 삼켰다. 왜애- 두준아, 내가 뭐 잘못 한 거야. 개미만한 기광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두준은 공대 영역으로 돌아 걸었다. 아직 수업과 수업 사이의 공강이 길었고, 서두를 필요도 없었는데도 두준은 서둘러 그 길을 걸었다. 와씨- 젠장할, 이게 뭐야. 밑도 끝도 없이 화가 치밀었다. 그 화가 심장에서 목까지 울렁울렁 거린다.

그 날, 기광은 그래도 중앙도서관에서 두준을 기다렸고
두준은 제 화에 못 이겨 기광을 바람맞히고 혼자 집으로 가 버렸다.



두준도 실은 조금, 남들이 말해주는 자신의 잘생긴 외모에 우쭐했던 적이 있었다. 축제를 기회삼아 자신을 훔쳐보러 오는 여자애들도 그럭저럭 있었고, 친누나의 친구들도 몇몇은 어린 두준에게 혹하기도 했다. 두준에게 이런 일들은 좀 불편하고 쑥스러울 뿐이었는데, 요섭을 통해 기광을 만났던 때는, 좀 달랐었다.
괜히 자신이 새삼 우쭐하고 좋았었다. 그건 기광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이기 때문일 거라고 어림짐작 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친하진 않았어도 이미, 잘 모를 그 마음이 뺏겨있었다. 자신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는 그런 기광에게.
처음은 호기심이고, 두 번째도 호기심이었다.
세 번째는 그냥 …자신도 설레었을 수 있겠다.


이제 스무 살의 기광은, 두준에게, 더 이상은 설레지 않는 걸까.




다음 날부터 간간히 같은 번호가 두준의 핸드폰에 찍혔다. 아마 기광에게서 얻은 두준의 핸드폰번호로 그 인문대퀸인지 뭔지 하는 여자가 거는 걸꺼라고 짐작하자마자, 두준은 콧방귀를 끼며 다시 제 핸드폰을 점퍼 주머니에 넣었다. 봄이 오려는지 이제 햇볕이 강해졌다. 그리고 같은 번호로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두준아, 나 기광인데.

문자의 앞머리를 보자마자, 더 읽지 않고 두준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어디야. 잠깐 보자.”

수업은 제끼는 거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두준은 인문대 건물로 있는 힘껏 뛰었다.




“나 다음 수업 있어.”
“나도 있어.”

잔뜩 입을 삐죽대며 부루퉁한 기광의 얼굴은 그동안 잘 보지 못했던 찡그린 얼굴이었다. 꼭 그 때 같았다. 요섭이 습관적으로 기광에게 넌 역시 참 귀여워, 라고 말했을 때 나 귀여운 캐릭터 완전 아니거든? 하던 그 얼굴이다. 두준은 잠깐 숨을 몰아쉬었다.

“도서관에서 기다리라고 했으면서, 전화도 안 받고.”
“…….”
“나 완전 저녁까지 기다렸어. 저녁도 안 먹고.”

대체 왜 그렇게 화가 난거야.
……
소리만 지르고, 화내고,
……
화가 났으면 말로 풀어야지. 말도 안 하고 가버리면 어떻게 해.

“나 때문에 화 난 거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선 진짜 미안하게 생각해.”
“…….”
“근데, 왜 화 났는지 잘 모르겠으니까 말이라도 해 줘.”

이렇게 앞 뒤 명확하게 잘 말하는 기광은 두준에게 처음인 것 같았다.

“너. 공책에 써서 외웠냐. 그거.”
“…….”

오래 생각하고 공책에 정리해서 하고 싶은 말만 다 외운 것처럼 문장마다 질서가 있다 싶었다.
두준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민망하고 어색해 벌게진 기광의 얼굴이 잔뜩 꼬깃꼬깃하게 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입속에 넣어버렸다. 먹어버릴 거야. 하던 기광이 쿨럭 대며 종이를 뱉어냈고, 두준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서 학교가 떠나가도록 미친 듯이 신나게 웃었다.

지금의 기광이 지금의 두준에게 어떤지 몰라도,
지금의 두준은 지금의 기광에게 이제야, 설레는 중이다.











fin. 20100118-20100222

원래 분명 다음편을 구상하다가 에라이- 못 쓰겠다 했었던 듯?
진짜, 예전글(....) 그냥 읽어봤는데. 지금 다시 공개하는 이유는, '웃겨서'(....)

 
더 쓰심이 옳지 않을까요, 더 쓰셔야 하지 않을까요ㅠㅠ?
그래서요? 기광이는요? 아직도 두근거려요? 아직도 두준이 보면 막 설레고 그런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뜩해요 얘네 너무 귀여워!!! 귀여워요 아 정말 너무 귀여워요ㅠㅠ 고삼이랑 신입생 시절을 거치는 그 풋풋함에 귀여움까지 더해져서.. 아.. 정말..ㅠㅠ 환장하겠..ㅠㅠ... 정말 간질간질하니.. 어떻게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ㅠㅠ? 윤두준 왜 영문도 모르고 화내더니 이제와 두근거린다고 막..ㅠㅠ 아우ㅠㅠ.....!!!! 기광이 진짜 종이에 적어서 외운 건 또 어떻구요ㅋㅋㅋ 종이 먹어버릴거래ㅠㅠㅠ 으악ㅠㅠㅠㅠㅠㅠㅠ 기광인 늘 본의 아니게 두준일 웃기네요. 그게 또 너무 귀엽고..ㅠㅠ..

......아니 그러니까.. 더 써주세요 네 네 네 네 네 네 네 ㅠㅠ...?
 
아아, 진짜 너무 예쁘네요 기광이 ㅠㅠ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푸리에님, 다음 편 더 써주시면 안 될까요? 둘이 간질간질 연애하는 거 보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아.................. 지금만으로도 너무 좋긴 하지만. 그래두. 그래두?
 
간질간질레파토리 넘 좋아요~ 더 써주세요!! 이렇게 설레는 연애가 좋아요~ 인문대 마스코트와 공대미남 매번 글마다 이름만큼이나 좋은 별명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거 같아요!!!
 
ㅠㅠㅠㅠ 완전 둘 다 넘 귀요미에요!!!! 학생시절 이야기가 왜 이렇게 간질간질하고 좋은지..... 더 보고싶네요 ㅠㅠ
 
더 써주시면 안되나요..아니면 뒷편이 있는건가요 ㅠㅠ 종이를 먹고 그걸보면서 웃는다니 둘이 너무 간질간질하네요. 학창시절이야기도 대학에 와서 이야기도 너무 달고 간질간질한 이야기들이라제가 다 설레네요. 너무 첫사랑 같은 글이에요ㅠㅠ
 
아조금만더 써주셨으면 조켓는데 ㅋㅋㅋ 그래도 만족합니다 우왁 전왜 이렇게 간질간질한 두광이 좋은건지 ㅋㅋㅋ 좋은글읽고갑니다 ㅋㅋ
 
귀여워요, 너무너무너무. 학교에 벚꽃이 참 흐드러지게도 피었던데, 정말이지 그 배경에 딱 어울리는 예쁜 애들 이야기. 쟤만 보면 가슴이 설렌다는 말이나 입 속에 넣어버린 메모지 같은 건 솔직한 이기광만의 매력이네요! 이제 막 설레기 시작한 윤두준도, 그럴 수 있을지 심히 궁금한걸요:)
 
이게 웃기다뇨 누나 ㅋㅋㅋ 아우 상큼해! 용준형이 죽었다, 읽고 한동안 가슴이 뭐랄까... 되게 먹먹했었는데 이렇게 상큼한 두광 보니까 제 맘도 행복해지네요. '으허허허' 하고 웃는 기광이. 공대미남이라는 칭호가 어색하다는 두준이. 그렇지만 기광이에게 화도 낼 줄 아는 솔직한 남자 ㅜㅜ 말을 잘하는 기광인 어딘가 어색한데, 그걸 또 메모지에 써서 외웠다고 하니... 두준이한테 딱 걸렸네요. 근데 너무 귀여워요 ^3^ 아. 넘 재밌게 읽었어요- 누나! ㅎㅎ
 
이 둘덕에 저도 간만에 설렘을 느낍니다.
너무 귀엽고 또 귀엽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특히 종이 먹어버릴꺼라는 기광이에서 어우. 너무 좋네요. 항상 잘 읽고갑니다,~
 
와~! 오랜만에 진짜 대책없이 상콤한 글!!! 누나도 봄 타는 건가요 . 여튼 진짜 오늘 하루종일 안좋은 일 투성이였는데 뭔가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잘 읽고 가요!
 
볼 때 마다, 보는 내내 첫사랑하듯 떨리는 글.
 
아~~ 너무 좋고 예쁜 느낌의 글 같아요~~ 애들..둘이 이야기 하는데..먼가 풋풋한 봄바람이 부는거 같은 느낌이네요~~ 뒤에 도 이어졌음 좋겠지만..ㅎㅎ 지금도 좋은거 같아요..먼가 둘은 예쁘게 사귀고 있을꺼 같다는 여운이 드는 느낌의 글이어서.ㅎㅎ
 
나도 이기광처럼 웃으면 귀여워지려나 으항항항 이러면? 난 안될거야 아마... 그죠ㅋㅋ. 지금은 벚꽃이 뭉게뭉게 피어서 무거워보였던 나무마저 초록빛으로 변해버린 순간들이죠. 학교교정에 벚나무가 참 많아요. 꽃은 많이 떨어져 버렸지만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설렘을 안고 꽃을 쓸어 모아두죠. 얘네도 그런 걸까요? 다시 만날거라는 막연한 상상은 하면서도 한순간 만나버렸을 때 당황스러운 것, 반가운 것의 반반. 그런 심정이었을까요. 그리고 절정, 꽃이 다 펴버리고 나면 다시 설렘, 기대로 마음이 돌아가는. 암튼 계속되는. 근데 더 써주심 안되나요? 오늘은 한 번 밖에 못읽고 공부하러 가야하는데ㅠ.ㅠ
 
막 두근두근 거리는데 끝..ㅠㅠ 그래서 더 여운이 남네요. 두준이가 설레여하는거에 내가 다 설레이고 막... 헤헤
 
아마 이 글을 읽고 누나를 알고 누나를 좋아했던거같아요 두광 진짜 좋아하는데 이 글이 너무 두광같고 너무 이뻐서 ㅋㅋ항상 누나한테 고맙네요 어떻게 보면 두광에 완전히 빠져든건 이 글때문이라서..이제 봄인데 여전히 예쁜글이에요
 
우와 누나... 진짜 이건 캠퍼스 cc 두광 느낌 제대로 물씬 나는데요? 게다가 고등학교 동창이기까지 해... 두준이는 축구도 했숴ㅠㅠㅠㅠ 세상에ㅠㅠㅠ 이렇게 좋은 소재로 저렇게 글을 재미있게 풀어나가셔놓구 여기서 멈추셨다니ㅠㅠ 상큼하고 풋풋하고.. 근데 여기서 끝나는 이 글도 너무 느낌이 좋아요. 누나가 딱 좋은 곳에서 끊으신듯. 역시 누나 센스는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뒤가 이어지면 더 좋겠지만.. 정말 달달한 글. 저도 설레게 만드네요~
 
요새 이런저런 일로 심신이 지쳐있었는데 이런 귀여운 두광을 보니까 진짜 절로 웃음이 나요ㅠㅠ 역시 누나의 글은 제게 큰 힘이 돼는것 같아서 정말 늘 고마워요 누나ㅠㅜ어헝 너무 여운 남아서 다시 올라가서 또 봐야겠어요ㅠㅠ
 
으아니. 메모지를 입속에 넣어다는 부분 왜이렇게 귀엽나요~ 풋풋한 캠퍼스물 보니까 제 마음도 봄바람이 살랑사랑 불어오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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