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xo, text
 
 

 

I`m sorry:)

 


 |  ♥ (4)  HYUNGKWANG (30)  DUKWANG (1)  SEOBKWANG (1)  TRIP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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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이 벌써 열 번은 넘게 이기광을 고쳐 업었다. 허리를 잔뜩 불편할 정도로 구부정하게 해야 이기광을 겨우 제 등에 붙여놓을 수가 있는 걸, 윤두준은 한 번도 제가 맡은 이런 소소한 일거리에 불평하는 일이 없었다. 또한 이기광의 가방을 잔뜩 둘러맨 양요섭은 윤두준의 등에서 이기광이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한시도 손을, 제 마음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이기광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 윤두준은 찬 겨울에도 땀을 낼 정도였고, 양요섭은 백 번 정도, 한숨을 쉬곤 했다.
이기광이 이렇게 쓰러질 정도로 마시는 날, 녀석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윤두준도, 양요섭도, 혹은 나조차
긴 침묵을 맞닥뜨리곤 한다.




처음 이렇게 이기광이 도가 지나칠 정도로 취했던 모습과 반복적인 ‘용준형’이라는 인물의 언급은 우리에게 단연 화제가 되었다. 형태조차 없는 그 이름을 듣고, 호기심이 많아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 들어있는 양요섭은 제 머릿속에서 나온 용준형과 이기광의 가상스토리를 우리 술자리의 안주로 만들어 내기까지 했었다. 그 입 속에서 수많은 허구가 나돌았지만, 그 때까지 우리는, 그저 즐거웠다.

다시 술에 절은 이기광이 아닌 말짱한 이기광을 만난 다음 날, 양요섭은 우리 셋 중 단연 높은 호기심의 수치를 발휘해 개의치 않고 용준형에 대해서 물었었다.

……

이기광은 아주 오랜 침묵을 하곤 끝내, ‘친구.’ 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리 셋은, 그 때의 이기광의 대답보다,
그 찰나의 표정을, 잊지 못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얼굴을.


솔직한 걸로 치면 셋 다 어디 빠지는 일이 없지만, 여전히 왕성하고 대단한 혈기의 양요섭은, ‘그 일’ 후부터 이기광에게만큼은 말도 행동도 조심하기 시작했다. 그건 분명, 이기광이 말하고 싶지 않았거나 아니면 깊은 생채기 같은 걸로 남아있는 과거의 일부를,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저 자신이 아무렇지 않게 들쑤시려는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더니, 그 때의 상황에 걸맞다고 양요섭은 자신이 무심히 던진 돌맹이에 이기광이 맞은 것처럼 자책하고 나섰지만, 나는 분명 그 말에 부정했다.
돌은 우리가 던진 게 아니라 도리어 이기광이 우리에게 던졌다.
개구리는 이기광이 아니라 우리였던 거다.
우린 이기광이 던진 반응이라는 형태도 없는 돌에 모든 궁금증과 질문들을 다 죽어버려야 했으니까.


양요섭은 유쾌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원래 자신이 스스로 좋은 사람이거나 웃기고 천진난만해 보이려 자처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기광 앞에서의 양요섭은 항상 달랐다. 도가 지나치게 웃으려 들고 가벼운 척을 한다. 이기광이 뭔가 묘하게 진중한 분위기로 몰리면 겁에 질려 꼬리를 잔뜩 내리고 도피하려 들어서, 최대한은 그런 모습조차 존중해주기 위한 양요섭의 배려 정도였다.
우리 셋 사이의 양요섭의 본래 모습이 나오는 건 이기광보다 먼저 잔뜩 취했을 때에 비로소 나오곤 한다.
이따금 윤두준과 내가 예상하지 못한 때.
이기광에게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불평이나 원망을 하고 나서는 타이밍.
양요섭은 그 다음 날 항상 똑같은 후회를 반복적으로 하곤 했다.

도저히, 아무 말도 하려고 하질 않는 걸.
……
알려드는 내가 나쁜 거잖아.

그러면서도, 양요섭은 항상 알고 싶다와, 그러지 말자의 양가감정에 시달렸다.

심지어는 용준형이라는 인물로 인한 과거사가 결코 ‘좋은 기억’이라 생각되지 않는 이기광의 반응으로, 우리는 이렇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이기광을 일명 ‘시체병’이라고 불렀다. 술을 좋아하지도 않는 녀석이 꼭 이맘때쯤은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셔대곤, 괴로운 표정으로 다시는 깨지 않을 것처럼 잠들어 버렸으니까.


왜 인지도 모르게, 아무의 잘못도 아닌데.
셋 다 이기광의 ‘그런’ 모습에 이유모를 책임감을 느끼곤 했다.


윤두준은 우리 셋 중 가장 극심한 이기광을 도맡고 있었다. 역할을 분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이기광이 그렇게 선택했고, 우리는 선택 되어진 대로 순응하고 끌려진 거다.
이기광은 취중 의식이 흔들리면서도 윤두준의 등이 아니면 아무에게 업혀 집에 가는 일이 없었다. 매번 혼자인 감정에 불안하고 서툴러 어려워하면서도,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밀거나 소소한 감정을 공유하려들지도 않았다. 매번 중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가 되는 윤두준은 이기광의 완전한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곤 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이기광에게 윤두준은 무조건적인 예스맨Yesman이 되어 있었다.

“기광이한테 전화 왔어. 가야되겠다.”
“기광이가 뭐라든.”

…이기광이 뭐라 그래.

윤두준은 가만히 어깨만 으쓱하고, 이기광이 현재 있을 장소를 추측하곤 했다. 대부분은 과외가 있는 날에 연락이 드문드문 오고 과외 하는 곳의 지리를 대강 찾아가면, 신기하게, 이기광이 있다고 했다.
이기광은 이상한 버릇을 했다. 윤두준에게 전화를 걸면 절대, 아무 말이 없었다. 전화를 건 게 이기광일 지라도 윤두준 쪽에서 먼저 끊어야 통화가 끊기곤 했는데, 윤두준은 그걸 이기광의 ‘필요’라 생각했고, 어떤 상황이든 아낌없이 그 순간들을 채워주곤 했다.

“적당히 해. 두준아.”

나는 꼭 윤두준에게 그렇게 충고를 하곤 했다. 그럼 윤두준은 꽤 시원하게 웃었다.

“알아.”

적당히 하고 있어.

항상 그렇게 말했지만, 아니다.
윤두준이 말하는 적당히와 내가 말하는 적당히는 단연코, 달랐다.

만약, 이기광이라는 동물이 있다면, 그 이기광은 아마 아주 오래 전부터 아니 이를테면 태어날 때부터 본래의 주인에게서 아주 오래 잘 길들어진 상태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이기광은 어떠한 사연으로 인해 그 본연의 주인을 잃게 되었고, 새 주인으로 바로 지금의 윤두준을 선택했다.
동물 주제에 사람을 편식하는 것도 모자라, 현 주인으로 윤두준을 선택했으면서, 온전하게 자신을 다 던지지도, 제 생각을 다 보이지도 않는다. 원래의 주인을 되찾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 주인을 깨끗하게, 버리고 말 거다.
윤두준은 버려진다.
그리고 잊혀진다.

내 예상이 적중한다면,
이기광의 원래의 주인은 당연히 용준형이 된다.
형태도 모습도 없는 ‘용준형’.



알려고 하지말자.
조심하자.
기다리자.

그렇게 당부하던 우리와 이기광의 인연이 개월이 아니라 년 수로 채워져 가고, 나이도 학년도 완연히 바뀌었을 때쯤,
이기광의 핸드폰 친구 폴더에 유일하게 저장되어 있는 ‘용준형’이라는 이름의 움직이는 생물체를.
매사의 이기광을 고통스럽게 만든 장본인인 ‘용준형’을 마주했다.






_







용준형이 나타나면서, 이기광에게 있던 주기적인 ‘시체병’은 깨끗하게 완치되었고, 또한 우리와 함께 했던 고작 1년 정도의 이기광은 없어졌다. 꽁꽁 묶어놓은 감정이라는 상자를 어느 순간 놓쳐서 산산이 부서진 것처럼, 이기광은 형태를 잃은 감정들을 많이 흘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난 그런 이기광도 이해하려들었고, 양요섭은 퉁퉁 불은 소리를 내었지만 적응하는 중이었다.
윤두준은, 달라진 이기광에게도 한결같이 굴었다. 도가 넘치게 챙겨드는 것에 익숙한 것처럼 굴었다.

“그만해.”

윤두준은 벌써 세 번 넘게 이기광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일방적으로 녀석의 핸드폰을 빼어내어서 종료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안 되네.”
“필요하면 기광이가 먼저 걸잖아.”

그랬더니 이번에는 상관없이 구부정하게 쭈그려 앉아 운동화 끈을 동여맨다.

“안되겠다. 나 먼저 간다.”
“어딜. 가지마.”

네가 안 가도 돼 이제.
……
이제는.

우리가 아니라 용준형이. 정답은 나뿐아니라 윤두준도, 양요섭도 알았다.

윤두준은 시원하게 빙글 웃어버리곤 내 손에서 다시 핸드폰을 빼앗아 있는 힘껏 언덕을 뛰었고, 금방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기광이 먼저 우리를 선택하지 않은 거라고 소리라도 치고 싶었는데, 그럼 그것이 우리에게도 비수가 되어 극적인 소외감과 허전함으로 돌아올까 봐 차마 말로는 내뱉을 수가 없었다. 양 손의 주먹을 꽈악 쥐어보는데, 어깨로 양요섭의 손이 올라왔다.

“윤두준을 누가 말려.”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우리가 이기광이를 어쩔 수 없는 거랑 뭐가 달라.

잔뜩 찡그린 얼굴을 하면서도 의지와는 전혀 다른 말을 내뱉는 양요섭이 진심으로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안 봐도 비디오였다.
윤두준의 예상 목적지는 두 곳, 이기광이 과외를 하는 꼬맹이네 집 앞이던가, 아니면 이기광의 집 앞이던가.
두 곳을 절대 벗어나질 않는다.

나는 윤두준을 말리는 대신,
이기광에게 문자를 찍어야만 했다.

윤두준이연락하면웬만큼은받아라.

할 수 있는 최선이란, 겨우 이런 것뿐이다.






_







준형이 어때.

엠티 날 저녁, 술에 적당히 취해있던 이기광이 문득 물었을 때, 나는 용준형을 처음 보았던 신입생 환영회를 떠올렸다. 흔한 이름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완벽하게 ‘이기광의 용준형’이 아닐 거라고 단정 지었던 건, 2차로 넘어가는 중간까지 그 몇 시간동안도 한국말을 하는 걸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제 영역 안에 들이지 않으려는 일종의 연막처럼 영어를 원활히 사용하던 용준형의 이미지가 단숨에 깨진 것도, 전혀 울지 않던 이기광이 운 것과 비슷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건 분명 용준형이 한국말을 잘 한다는 것에 대한 의아함이 아니었다.
용준형이, ‘이기광의 용준형’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잔뜩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기광이 설명하기론 자신으로 인해 용준형의 인생이 망쳐졌다고 했지만, 확실히, 그건 동시에 용준형으로 인해 이기광이 망가진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아주 빠른 템포로, 서로가 어그러지게 엇갈려 서서, 철저히 길들여지고, 둘만의 온전한 울타리를 형성한다.
그 안에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단단하고 견고했다.

그래서 나는 태어나 처음 이 얄팍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실패와 패배감을 느끼고, 버려지는 게 무서워, 먼저 버리려고 발버둥을 쳤나보다. 할 수만 있다면 이기광을 맘속에서 놓고 싶어 안달을 했다.

“생각만 하다 지치겠네.”
“장현승, 또 멍때리지.”

혼자 생각하지 말고, 같이 생각하자. 현승아.
그래, 이기광처럼 병 온다, 너.

마음을, 내 생각까지 도닥이는 윤두준과 양요섭이 없었으면, 나도 나만의 위기를 이겨내지 못했을 거다.
결국 모든 상황은 체감하는 크기에 따라 다를 뿐이다.

분명 용준형이 어떠냐고 물었던 이기광에게 나는 대체, 용준형이라는 인간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서,
이기광에게 용준형이 어디가 좋냐고 물었었다.

그건, 이기광에게 작용되어진 트라우마를 보았던 날 모든 걸 크게 보게 되었다. 유치하고 졸렬해 보이기까지 했던 용준형의 일방적인 태도 안에서도 언제나 절대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이기광은, 그 날, 마치, 용준형을 보자마자, 자신의 마스터키를 발견한 것처럼 모든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내었다.
말로 풀어내지 않아도 들렸던 감정이 분명 있었다.
아직도 내가 착각을 한 것처럼 믿기지는 않지만, 용준형이 보였던 눈물에 의해, 나는 이기광에게 던진 용준형의 인생을 보았다.
그리고 용준형의 등을 이기광이 쓸어주는 순간부터,
서로가 서로의 전부를 왜 떠안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전적으로 설득 당했다.

내가 이기광에게 물었던 질문은 그래서 잘못 되었다.
좋다는 말의 의미에 적합하든 그렇지 않든. 심지어 ‘크기나 정도’이든, 이기광조차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분명히 깨달은 거라면, 우리는 용준형에 비하면 이기광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도, 윤두준도, 양요섭도.
그냥 이기광을 통해 각자의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 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우리를 설득해 낸 용준형과 이기광의 관계는 어떠한 서로의 행동에도 우리를 당황시키지 않았다. 용준형과 이기광의 입맞춤을 보았던 것보다 더 당혹하게 했던 거라면, 당연히 이기광을 업은 용준형의 뒷모습이었다. 매번 윤두준의 등에 업히면서도 꽤 불편함을 표하곤 했던 이기광이 용준형의 등에 수월하게 잘 안겨져 있는 모양은 잘 끼워진 블록과도 같았다.
……
……
……
우리 셋은 용준형의 등에 잘 업혀진 이기광을 한참이나 보고 서 있었다.
언제나처럼 긴 침묵을 하다가,
이번에는 서로를 바라보며 꽤 불편한 웃음을 했다. 나는 고개까지 가로저었다.

정말 어쩔 수가 없는 놈들이니까.
저 두 녀석.

그런 게 정말 얄밉기까지도 하다.






_







숙취 기운에도 아침 일찍 있는 강의를 놓치지 않으려고 아침 댓바람부터 열을 내며 뛰었고, 엄청나게 달려서 가까스로 강의 시간을 맞춘 윤두준도, 그보다 속 아프다며 조금 늦은 양요섭도 있는데, 강의가 다 끝낼 무렵까지 우리에게 암암리에 정해져 있는 이기광의 자리는 공석이었다.
양요섭은 강의 도중에도 몰래몰래 수도 없이 이기광에게 문자와 전화를 했다.

무슨 일 있나.

서로 셋이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어깨를 으쓱했고, 양요섭은 강의실을 나오면서도 계속 핸드폰을 손에서 떼질 못했다.

“전화 안 되는데.”

그러자마자 학관과는 조금 많이 떨어진 꽤 먼 거리에 익숙한 두 녀석이 보였다. 그럼 그렇지. 여전히 둘만의 세상에 흠뻑 빠진 걸 어떻게 다 수용하고 이해해줘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
익숙해지는 중이다.


학교 왔으면 애를 수업에 보냈어야지. 지각도 아니고. 천하의 이기광이 결석까지.

두 녀석을 보자마자, 내 입버릇 같은 잔소리가 시작되는 걸 보면,
용준형은 건성으로 귀를 후벼댔지만 그게 완연히 나빠 보이지 않는 것도 따지고 보면,
금방 두 녀석이 다 익숙해 진 것 같기도 하고.

“어우. 그러지 말고들.”

속도 풀 겸 국밥집 가자.

윤두준은 차갑지도 않은 분위기에 새 화젯거리를 던졌고 양요섭은 아침을 못 먹어 속이 좀 쓰리긴 하다며 맞장구를 치고 나선다. 어쭙잖게 우리는 다섯의 균형을 맞춰보려고 노력한다.
용준형도 그렇다. 누구에게나 바짝 날선 모양을 하다가도, 이기광에게만은 이젠 쓸 수도 없는 무딘 날을 하곤 한다.
근데, 그런 용준형의 누그러짐이 우리 셋에게도 옮아오나보다.

그러면서, 우리 셋만 이 둘에게 노력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두 녀석들도 우리에게 그만큼 최선을 다한다.



“어우, 둘 다 그마안---.”

그만해애.

깔깔대고, 정신없는 소리가 바로 뒤에서 잔뜩 들려오고, 이기광이 앓는 소리를 낸다. 돌아보면 숨이 넘어갈 듯이 흐드러져 웃는 이기광을 중심으로 양쪽에 선 양요섭과 용준형이 느슨한 듯 팽팽한 분위기를 낸다.
이런 것까지도 다, 당연하게 되어버리려나 보다.
시끄러운 것까지,
정신없는 것까지 기분이 좋다.


어떠한 상황이든, 그게 모두에게 ‘최고’일 순 없어도, 전부에게 가장 ‘최선’인가를 따져 보게 본다.
셋 혹은 둘 따로따로가 아니라,
다섯에게 최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부터,
해피엔딩의 첫걸음이다.

이제 시작이다.













fin. 20100618-2010060707

final 외전, 아무튼, 정말 끝:)
_
기광이 시점에서 써낼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현승이 시점에서.
아니아니, 이건 분명 현승이에게 빙의된 ‘나’라는 글쓴이의 시점일 뿐.
더 좋은 글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에요. 미안ㅠ

 
사실은 참 많이 궁금했어요. 준형이가 없는 동안, 기광이와 함께 해 준 친구들의 시선은 어떤 마음을 담고 있었을까 하는 거 있잖아요. 미성년의 날에서 성년의 날로 이어지는 두 녀석의 이야기 속에서는 그 둘 만으로도 가슴이 아리고, 그러면서도 떨리고, 심장이 뛰고, 좋다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옆에서 함께 보내 주었던 친구들의 눈에는 이 아이들이 어떻게 다가왔을지. 서로라는 견고한 울타리 속에 갇혀 있던 아이들이, 둘에서 다섯에 이르는 동안의 변화가, 얼마나 전해졌을지. 글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네요. 그래서 이 번외편, 저는 정말이지 즐거운걸요.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누나:)
 
얄팍한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실패와 패배감. 이거 진짜, 제대로 현승이 뿐만 아니라 세 녀석 모두가 함께 느꼈을 법한 것이었을 텐데. 그걸 이제는 '최선'이라는 것으로 채워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아이들이 많이 컸구나- 라는 느낌이에요. 기광일 기준으로 팽팽했던 두준이와 준형이도, 기광일 위해 한껏 제 자신을 포장해 주었던 요섭이도, 그리고 이 모든 걸 크게 보았던 현승이도. 제 몇 날 몇 일을, 몇 달을 행복하게 했던 아이들이라서, 흐뭇하게 웃고만 있습니다. 으흐흐. :)
 
누군가가 그려주지 않으면 모를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사실 주인공이 시점이 되면 그 주변 사람들은 정말 '주변 사람들' 로 남게 되잖아요. 어떤 글이든 어떤 책이든 그런 점이 저는 꽤, 마음에 들지 않았었거든요. 본래 사건이나 일을,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독자 입장에서는 결국 '상상' 으로만 끝나는 일을 언니가 이렇게 외전으로 남겨주시면서 그게 상상이 아니라 그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함께 하는 동안 일어났던 마찰이나 깨어짐 같은 것을 현승이의 시점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다섯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 아이들이 느꼈을 것들을,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공감하고, 느끼고, 이해했다고 생각해요. 너무너무 잘 읽었어요 언니 :)
 
누나. 뭔가 많은 이야기를 헤야하는데, 지금은 마음이 정리가 되질 않네요. 제가 기대했던 느낌이긴한데 그걸 누나 글로 풀어내니 왜이렇게 가슴이아플까요 흑흑. 제 마음이 완전히 정리된 후 방명록에 감상 남길게요. 흑흑.
잘 읽었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정말로
 
가장 궁금했던 현승이의 마음이 아닐까 싶네요. 요섭이도 두준이도 궁금했지만 저한테 준형이만큼이나 매력있던 현승이의 속마음이 항상 궁금했어요. 언제나 원리원칙 따지는걸 좋아하고 돌려말할 줄 모르고 바른말을 하는 현승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굳게 잡혀있어서 제가 마음대로 잡은 현승이의 이미지보다는 그 속내를 알고싶었거든요. 그냥 익숙해짐이 가장 안정적인 다섯의 모습을 보여준게 아닌가 생각하고있습니다. 마지막에 기광이를 업은 준형이를 보면서 저 셋은 무슨생각을 하실까 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불편한 웃음을 지었다는 부분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네요. 앞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더 익숙해지다 보면 그런 불편한 웃음도 나오질않겠죠. 다섯이 온전히 정말 가장 편해질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정말 잘읽었습니다 : ) 써주셔서 감사해요 : )
 
성년의 날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셋의 마음을 현승이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뻐요. 이로써 제 가슴속에 모든 이야기가 정리된 느낌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
 
미성년의 날을 읽고 ,성년의 날을 읽으면서 어찌보면 꽤 가장 진실한 말을 해주었던 현승이의 진심이 이렇게 풀려있네요 .외전까지 보고도 아직은 온전히 무덤덤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이야기가 더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준형이와 기광이의 비어있던 몇년이 재회하는 장면에선 마냥 원래대로 돌아가는게 아닌 원래 이렇게 이어져야 하는양 속이 그러네요 .글에 몰입하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가려는 노력이 보이고 익숙해지는게 너무 좋아서 앞전의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에피소드들마저 글의 마지막 마냥 맘속에 남았어요 .어찌보면 더 노력해야 하는 쪽은 없지 않을까도 생각해봤어요 .굳이 아이들의 그 노력에 노력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시지 않네요.=]
 
...아..미성년부터 성년의 날까지 숨도 안쉬고 달렸어요. 아흐, 이거 참 뭐라고 써야될지 모르겠네. 저는 금손이 아니라서..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끝난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그러니까, 언니의 글이 아쉬운 게 아니라, 더 이상 성년의 날의 형광을 볼 수 없다는게. 둘이, 아니 다섯명이 이제 행복할테지만, 그 모습을 계속 보고싶은 욕심이랄까.. 아흐, 진짜 미성년의 날은..그니까 성년의 날과 좀 다르게.. 어떻게 보면 더 붙어있는 날도 많았는데 더 먹먹하고 애절했는데, 아무래도 성년의 날은 좀 달달하네요. 아마 과거를 놓고 살 순 없을거고, 서로의 짐을 완전히 놓을 수도 없을테지만, 아마 다섯명이 이제 행복하겠지요.. 진심으로 누나 너무너무 고생했고, 이렇게 좋은 글 진심으로 고마워요. 누나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나서정말 행복했어요. 이렇게 궁금했던 세명의 마음도 번외로 남겨줘서 고마워요.
 
미성년의 날부터 눈을 떼지 않고 달렸네요. 이렇게 급하게 읽는 동안에 제가 과연 이 글을 제대로 읽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저 빨리 읽고 싶어서 글을 눈으로만 읽고 마음속으로 읽지 않은건 아닌지. 글을 읽으면서 서로밖에 보지 못했을 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앞으로는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네요. 항상 누나 글을 읽으면 저에게도 되묻고 하면서 더욱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들어요, 스스로가. 아 뜬금없었네요;; 셋이 기광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보면서 마음이 든든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최근 미성년의 날과 성년의 날을 다시 읽어보았어요. 미성년의 날에서 준형이는 뭐랄까. 제 모습이 망가지면서 기광이를 지켜주는게 저에게는 단단하면서도 불안하게 다가왔어요. 모든게 기광이 탓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정말 누구의 탓도 아닌 것같은 기분까지 들었어요. 성년의 날에서 세명의 친구를 만났음에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기광이로 인해 셋이 느끼는 감정이 어떨지, 사실 처음에 성년의 날을 읽었을 때는 몰랐어요. 바보같이. 성년의 날을 다시 읽고 나서야 알았네요. 현승이가 느꼈다는 인간관계 속의 실패와 패배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거든요. 그 비참함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있는 다섯. 기광이가 오롯이 준형이에게만 마음을 내주지 말고 셋에게도 마음을 활짝 열어줬으면 좋겠네요. 셋이 기광이를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모습이 참 따뜻해요. 이제 둘 또는 셋이 아닌 다섯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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