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xo, text
 
 

 

I`m sorry:)

 


 |  ♥ (4)  HYUNGKWANG (30)  DUKWANG (1)  SEOBKWANG (1)  TRIP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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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준형은 이제 제 수업이 없는 공강에 내 수업이 있으면 곧이곧대로 청강을 위장해 내 옆에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정말, 이제는, 괜찮다는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지만, 나는 한편으로 용준형과 함께인 시간이 길어져서 마음이 놓였다. 항상 네 명만이 함께인 강의실 자리가 다섯으로 나뉘자, 한사람이 꼭 외톨이처럼 떨어졌다.
양요섭은 꽤 싫은 테를 냈다. 강의실에선 항상 내 옆 자리가 제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도, 윤두준은 꽤 오래 눈 아래 주위에 퍼런 멍을 달고 다녔다. 그 날, 분명, 용준형에게 맞은 상처가 분명했다. 나조차 그것이 미안해서, 괜찮냐고 한 번을 묻지 못했다.
안 그래도 학과 안에서 꽤 활동이 많아 웬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하는 윤두준의 상처에 대해 다들 말이 많았지만, 우리의 무리 사이에서 항상 완벽하게 이뤄지는 일종의 ‘입단속’같은 건, 이럴 때 제 힘을 제대로 발휘했다. 미궁 속에 쌓인 윤두준의 상처도 그랬지만, 그 날 확실하게 보여 버린 용준형과 나의 입맞춤에도 우리는 함구하고 있었다.

이 세 명이, 용준형과 나 사이에 ‘무엇’을 참아주고 있는 건지는 잘 몰랐지만, 아무튼 고마웠다. 처음에는 고마웠고, 그건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으로 돌아왔다. 언젠가 용준형의 존재가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있었을 때도, 묻지 않고 참아주었던 녀석들인데, 얼마나 더 참아달라고…. 내가 얼마나 더 오기로 버티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같잖은 내 자존심 하나가 녀석들에게 아무것도 털어놓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아주 깊은 골 같은 것이나 아니면 투명하고 단단한 벽 같은 것이 이 셋과 나의 사이에 생겼다. 그건 용준형도 마찬가지였다. 용준형은 이제 세 녀석에게 확연히 등을 돌리고, 차갑게 굴었다. 함께 걸어도 함께 인 것 같지 않게 있었고, 내가 아니면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았다.

이제 우리 다섯은 걸을 때 앞에 윤두준과 장현승, 그다음은 나와 양요섭, 마지막은 용준형, 이렇게 걷지 않았다. 윤두준과 장현승에 양요섭이 그 사이에 껴서 선두에 걷고, 용준형이 이따금 내 옆, 아니면 내 뒤에서 걸었다. 처음, 양요섭은 이따금 나를 돌아보곤 했다. 그렇게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 뒤에 용준형을 더 훔쳐보곤 했었다. 눈이 마주쳐서 내가 베식 웃어주면, 녀석도 뜻 모를 웃음을 선사하곤 했는데, 이런 상태가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더 이상 셋은 아무도 우릴 돌아보지 않았다.
이 팽팽한 긴장감은 하루하루 날 지치게 만든다.
나는 앞서 걷던 셋과 점점 거리가 늘어나고 무거운 걸음으로 인해 느려지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멈춰 섰다. 앞에 녀석들과 다 멀어졌는걸, 등으로는, 아주 가까이로 용준형의 단단한 가슴팍과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답답해.”

용준형, 나 답답해.

그러면 용준형은 내 가슴팍에 제 손을 대고 슬슬 문질러주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더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말할 거라고, 믿었으니까.
언젠가 윤두준이 나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친할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해. 라고 반박하기에, 이 세 녀석들에게서 내가, 돌아서기엔 너무 멀리 왔다. 함께 걸어온 것도 길지 않았지만 단연 짧지도 않았다.

난 용준형의 손을 내 가슴에서 내려놓고 녀석을 돌아보았다.

“…너라도 그러지마.”

애들한테, 우리 진짜 이러면 안 돼.

용준형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하는 말과 같았다. 용준형은 고개만 끄덕였고, 전혀 수용할 생각이 없는 표정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용준형을 올려다보았다.
다, 괴로운 것들뿐이다.
용준형은 내 얼굴을 한 번 쓸어보았다.

“처음에는.”

네가 저 녀석들한테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동안 저 없이 잘 지내왔던 시간들이 있었으니까, 그 시간만큼은 저 셋과 잘 균형을 맞추고 어울려 왔을 거라 안도했고, 그래서 ‘제’ 사람이 아니라 ‘내’ 사람이라면 서로 알고, 그만큼 친한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단다. 용준형의 사람들이 아니라 이기광의 사람이라 가능한 것들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데, 낯선 한숨이 내 마음에 잦아들었다.

“그 날, 아니라고 확신했다.”

……
……

죄책감이었다.

난 저 세 명을 1년이 넘게 내 안에 들이지 않았다. 못했다. 그건 방금 용준형의 말을 통해 현실을 알렸고, 내 마음에 조금은 부정하고 싶었던 것들이 사실로 들어났다.
난 녀석들을 그 정도로밖에 취급하지 않았다.
녀석들에게 준 상처가 내게 몇 십 배가 되어 돌아온다.

“…나, 벌 받을 거야”

무서워.

그러면 용준형은 분명 내 등 뒤에서 비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아무 것도 네 탓 아니야.
항상 네 탓이라고 생각하는 이기광마저. 그냥 내가 만들어 낸 거야.
그동안, 모든 일은, 내가 다 자처한 거고.
너와 아무 관계없는 거다.

난 항상, 용준형에게는, 설득 당한 듯 수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_







나 이런 상황 진짜 싫어.

근 이 주, 딱 이맘때쯤이면 셋과 도란도란 술집에서 회포를 푸는 게 맞았다. 먼저, 녀석들이 나에게 같이 술자리를 하자고 모르는 척, 그동안 안 그랬던 척,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단박에 그러겠다고 말을 할 참이었다. 그 와중에, 나만 그랬던 건 아닌지 양요섭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나도.”

답 문자를 몇 번이나 찍어보려다가, 용기가 없어서 몇 번을 그냥 문자를 열람해보았다.

“뭐가 나도야.”

……
……

그리고 멀뚱히 고개를 올려보았는데, 내 옆에는 용준형이 있었다. 맞다. 지금은 용준형과 함께였지. 핸드폰을 스윽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조금, 눈치가 보였다. 왠지 용준형에게 완전한 사이드로 밀린 세 녀석은 그 누구의 의지가 아니라 다 내 탓이라는 것이, 못내 아쉽고 힘들었다. 나란히 집으로 걷던 용준형의 늘어진 손을 잡아보았다. 용준형은 내 손기척에 셀쭉 웃고 더 단단하게 내 손을 잡아주었다. 그러고, 아차 싶었다. 길에 듬성듬성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손을 잡은 우리를 몇 번이나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고, 용준형은 전혀 그에 개의치 않아했다. 난 고개를 잔뜩 수그렸다.

“준형아, 오늘 우리 술 마시자.”
“과제 있잖아.”

…아.
……
맞다.

용준형과 꼭 같이 듣게 되는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의 리포트가 정말 코앞이었다.




그래도 한참 조른 참이었다. 결국은 편의점까지도 손을 잡고 들어가는 걸 약속하고, 편의점에서 소주 두어 병을 사서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로 향했다. 실은, 예전에는 이따금 이렇게 우리 집 아파트 앞 놀이터가 저녁 늦게 다 비고나면 세 녀석들과 옹기종기모여 얘기를 하기도 하고 술병을 까기도 했었다. 오늘은 그걸 용준형과 해 볼 참이었다.

그럴 수가 없게 되었지만.

“…어어.”
“…….”

……
……

말도 안 돼. 믿기지 않아서 두 눈을 한참 비벼보았다. 그러니까, 항상 앉는 자리 고대로 놀이터에 윤두준도, 장현승도, 양요섭도 함께였다. 두 개 밖에 되지 않는 그네에 내 자리는 비어있고, 그 옆 그네는 윤두준이. 가까운 시소한 쪽에 잔뜩 양요섭이 쭈그려 앉고, 내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그네 기둥에는 장현승이 기대어 서 있었다.
……
나도 그랬지만, 녀석들도 이렇게 마주친 것이 믿기지가 않았는지 우리는 한참 서로 말을 못했다. 윤두준이 그네에서 일어났고, 그러다가 내 두 눈이 용준형의 손에 가려지면서 그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가왔다.

“어쩔래, 이기광.”

분명 용준형은 잔뜩 경계한 말투와 몸짓이었고, 난 선택해야 했다.
여기서 등 돌려 도망치면 진짜 마지막인 거다. 이 세 녀석들과는.

“…….”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지 말자, 준형아.”

우리, 다시는 못 만날 거야,
……
저런 애들.

한 없이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그대로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 두 눈을 가린 용준형의 손이 내 어깨로 돌아왔다. 아까 전에 그네에서 일어났던 윤두준은 우리와 가장 가깝게 걸어와 서 있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걸까.
눈에, 멍은 많이 빠진 걸까.
……
가까이 선 윤두준을 차마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런 윤두준은 내가 아닌 내 옆에 선 용준형에게 주먹을 날렸다. 정말 퍽, 소리가 날 정도라, 소스라치게 놀래서 어깨를 잔뜩 움츠려버렸다.

“두준아!”

야, 윤두준.
…….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놀라서 아무것도 못하고 양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
윤두준의 행동에 놀란 건 나뿐만 아니라 양요섭과 장현승도 마찬가지였다. 양요섭은 윤두준에게로 가까이 왔고, 그에 나와도 가까워졌다.

“내가 진짜 웬만해서는 참으려고 했는데.”

……

윤두준을 만나고, 이렇게 무언가에 분해서 열뜬 숨을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비틀대고 넘어진 용준형을 차마 돌아보지도 못했다. 머릿속이 하얗고 또한 까맣다.

“잘 봐. 용준형.”

네가 만든 이기광이야.
……
자그마치 ‘21년’ 동안,

네가 길들인 이기광을.

맞는 이야기였다. 용준형과 나는 서로에게 너무 길들여져 있었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구역을 더 견고히 만들고 여전히 단단하게 막아놓고 나도 용준형도 그게 맞는 거라고 녀석들에게 유세를 떨었다.

“우리, 알고 지낸 지 겨우 1년 하고 몇 개월이야.”

너한테 비할 수 없는 시간이니까,
……
당연한 거 아냐?

그 때의 그 일.
당연한 결과.
아직 의문투성이인 것들.
답답함.
알 수 없는 벽.

아직 이 세 녀석들이 충분히 모르는 게 당연한 거고, 서로 알아가야 할 시간이 더 필요했음을, 윤두준은 피력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
“여기에 대해서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전적으로 우리랑 기광이의 일이야.
……
넘보지 마, 용준형.

어떤 식으로든 이 셋과 내가 풀어나가야 할 일이라는 것에 중점을 맞추고 완벽히 용준형을 타인으로 만들어 버리자, 나는 용준형이 잠깐 내 곁에 없었던, 덜 찬 3년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2년 정도는 거의 기억이 없고, 그나마 이 셋과 함께 한 1년은 어느 때보다 달았다. 그건 분명 했다.
그건 다른 말로 하면,
지금 현재 내 삶에 용준형이 다시 사라지고 나면, 난 이 녀석들과 더욱 오래 함께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용준형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그러니까, 이 세 녀석들에게 먼저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고, 함께 공유할 수 있고, 도가 넘치게 다가서도 된다는 것을. 그런 소소한 것들을, 놓치고.
망각하고 있었다.

용준형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동시에, 용준형에게서는 팍, 하고 웃음이 터졌고, 나에게는 팍, 하고 울음이 터졌다.
그러자마자 가까이 섰던 양요섭의 손이 어깨에 오고, 등에 닿고, 그 마음이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먼저 무언가 노력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먼저 다가오는 용준형이 있고, 모자라다 싶어 어리광을 피우면 다 받아주고 채워주는 용준형이 있었다. 그래서 그게 다 전부인 것 같았다. 용서를 구하면 그 잘못 조차 자신이 가지려는 용준형이라, 그 안에 완벽히 적응되어 있는 나는, 그냥 모든 게 다 서툴렀을 뿐이다.

내가 그토록 기대해오던 세 녀석들의 모습이 너무 분명해서, 참지를 못 했나보다. 고마움을.
나 역시, 내 기대치 많아서 이 셋을 온전히 만들어 가고 있나보다.
이제는.







그러니까, 나는.
그래서, 나는.
아니, 나는 말이지.

“우리 이기광이 취했네.”

안 그래도 혀가 잘 말려서 발음이 확 뭉그러진다 싶었더니, 양요섭에게서 결론이 났다. 아, 나 취했나. 하고 흐리멍덩한 눈을 부비고, 옆에 앉은 용준형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또 확 놀랐다.

“준형이 너,”

입술 터졌…
……
아, 맞다. 아까 너 두준이한테
……

으하하하하, 하고 동시에 용준형을 뺀 셋의 웃음이 터졌다. 기광아, 너 그 얘기만 지금 다섯 번 넘었다.

“정신 나갔네, 이기광.”

그런가, 하고 내가 바보같이 굴자, 별수 없이, 용준형도 비식 웃었다. 아니 그러다가 터진 입술 때문에 잔뜩 찡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쓱 훑었다. 그래, 꽤 아파보였다.

“두준이가 용준형 때리니까 내 속이 좀 시원하더라.”
“한 대씩 치고받았으니까 쌤쌤이지 뭐.”

양요섭이 부루퉁하게 말했고, 장현승은 명확하게 쌍방과실을 정리했다. 둘 다 예상치 않고 얻어맞은 건 맞는 얘기였다. 윤두준은 언제 제가 분을 내고 화를 표출했는지 모를 만큼 다시 정말 대인배 윤두준으로 돌아와 있었다. 잘 웃고, 잘 떠들고, 양요섭과 뭉쳐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이끌면서, 이따금 장현승의 되도 않는 허당 개그와 잔소리는 정말 죽이 잘 맞았다.
나는 가만히 턱을 괴고 가만히 셋과 용준형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렇게 빨리 다섯이 함께 술자리 같은 걸 가질지 정말 몰랐다. 난 취한 몸을 핑계로 용준형의 어깨에 기대어보았다. 그랬더니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다른 한쪽 손으로 허리를 감아준다.

“꼴 보기 싫다.”

단 번에 양요섭에게서 미운 말이 돌아온다. 나는 크흥, 하고 웃어버리고 내 옆자리를 도닥였다. 일루와, 양요섭. 나한테 기대. 일루 와서. 그러면 용준형이 비슬대며 웃었다. 오면 죽는다, 너.

“준형이 넌 기광이 어디가 그렇게 좋냐.”

그 때, 윤두준에게서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 돌아왔다.

“질문 참 신선한데?”

내 기분을 고스란히 담은 말은 장현승에게서 정답처럼 나왔다. 나도 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용준형의 어깨에 얹은머리가 미끄러질 뻔 했지만.

“뭐야, 대답해야 되는 거냐?”
“또 빈정대네, 저거.”
“바보 같고.”

이기적인 거.

“…….”
“…….”
“…대답이 뭐 그래.”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대답 같지도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용준형의 말이 그 질문에 대한 그 대답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근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답이 다시 돌아왔다.

“바보 같고 이기적인 거.”
“내가 언제?!”

나 바보도 아니고 이기적이지도 않거든?

꽤 심각하게 정색하고 말하자, 용준형은 그냥 낮게 웃었다. 생각해 보면 둘 다 절대 좋은 점은 아니다. 난 꽤 오기가 생겨서 술자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야, 나도 용준형,”

싸가지 없고 말 안 들어서 참 좋아.

셋은 동시에 웃었고, 나도 배꼽을 잡고 웃어버렸다.
용준형은 계속 못 이기는 척, 비식거렸다.

실은, 내 대답은 틀렸다. 나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용준형인 걸.






술자리가 거의 파하고 비틀비틀 거리로 나오면서 문턱이 있는 걸 못 보고 꼬꾸라질 뻔 한 걸 용준형이 가까스로 잡아내었다. 꽉 잡힌 팔이 너무 아팠는데, 아프다는 말은커녕 녀석의 손에 의지한 나를 보면, 내일 숙취에 생고생을 할 내가 빤히 보였다.

“정신 안 차리지, 너.”

잔뜩 인상을 쓴 용준형의 툴툴대는 말투도 왠지 오늘은 다 좋다.

“우리, 택시 타고 가야 되겠다.”

장현승은 제 손목시계를 들춰보았다. 시간이 꽤 늦었고, 막차도 없었다. 술집이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던 곳이라 셋은 부랴부랴 갈 채비를 했고, 용준형은 나를 부축한 채 셋에게 대강 인사를 했다.

“가라.”
“용준형 너는 어떻게 가려고.”
“준형이 우리 집에서 자면 돼.”

대답은 내 입으로 술술 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내 침대에서 용준형을 끌어안고 잘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내가 다시 한 번 휘청 하자, 으악. 하고 택시를 잡으러 도로에 가까이선 윤두준도, 길거리에 쭈그리고 앉은 양요섭도, 다 계산을 마무리 하고 나오던 장현승도. 셋에게서 동시에 비명과 탄성이 흘러나왔다. 으흥흥흥, 하고 우스운 웃음소리를 내며 내가 또 자지러졌다. 그러면서도 계속 휘청휘청, 계속 넘어질 뻔 한 걸 무마시키는 건 옆에선 용준형 때문이다.

“야, 업혀.”
“나 업혀?”

업히라고.

용준형은 구부정한 내 앞에 더 자신을 숙여서 등을 보였고, 나는 금방도 그 등에 스르르 무너졌다. 난 그러면서도 택시를 잡으려는 셋에게 붕붕 팔을 흔들었다. 다리가 안 움직이는데, 찬찬히 세 녀석들에게서 멀어지는 걸 보니 내가 분명 용준형에게 업혀 있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용준형의 등에 고개를 파묻었다. 오랜만의 체온에 갑자기 까무룩 잠이 밀려왔다.










to be continued

용준형에게 업힌 이기광을 본 셋은, 마음이 어땠을까. 그런 거.
_
다음편이 정말 완결입니다.
‘성년의 날’도 정말 이렇게 완결이 나긴 하는 구나(....)

 
아놔 완결이라니 여신님...저 좀 울고..........세수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읽으려고했는데 여신님의 소설은 도저히;;;그럴수가 없게 만드네여ㅠㅠㅠㅠㅠㅠㅠ손을 뗄수없어!!!!아 진짜 준형이 너무ㅠㅠ이기적인거같은데 아닌것도 같고 윤두준 넘 대인배고ㅜㅜ요서븨는 걍 귀엽고 미쳐 증말ㅜㅡ다음편 완결이 어떻게 끝날지 진짜 기대되네요ㅜㅜ그래도 다섯명 다 사이가 조아져서 다행이에요 글솜씨가 초딩만도 못해서 리플 멋지게 달고싶은데 이렇게 밖에 못 다는 절 용서해주세요 잉잉
 
성년의 날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이런 '청춘'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저로써는..마냥 아쉽네요. 미성년, 성년의 날에 나오는 이기광과 용준형이, 딱 제가 생각하는 그 두 사람의 분위기거든요. 또 두준이가 준형이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한 말이 가슴에 팍 와닿아요. 다섯 사람 다 행복할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이젠. 푸리에님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미성년의 날, 그리고 성년의 날. 이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로 이 아이들이 자라고 있구나- 내지는 이만큼이나 자랐네, 그랬어요. 사실 읽는 동안은 너무 몰입해 버렸고, 그래서 그저 순간 순간 각인되는 장면들 속에서 저 애들은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느라 거기까진 신경을 쓰지도 못 했지만.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은 달라진 녀석들이 보이고, 단단히 틀어 막았던 그 마음들이 조금은 느슨해진 것도 보이고. 마냥 아파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던 아이들이라 조바심을 냈다가, 다섯 명이 함께 어울리는 걸 보고는 이제야 아픈 성장통을 겪어냈다는 확신이 들어서 좀 웃기도 했어요. 정말은 용준형에게 업힌 이기광을 보고 나머지 셋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궁금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는 때가, 조금씩 오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은 즐겁네요. 완결은 너무 아쉬운 이야기지만- 즐거웠어요. 푸리에 님, 덕분에요!
 
글을 보면 확실히, 자라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져요. 아, 크고 있구나.
완결이 머지 않은 지금 보이는 건, 그렇게 커서 예전처럼 아파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것.
이번 편은 다른 편보다도 특히 더 가슴에 와 닿게 읽은 것 같아요. 저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혹은 다른 누구, 혹은 저의 이야기 같기도 한, 그런 이야기였으니까요. 제 주관적인 감상이니까 이 부분엔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구요 :)
읽으면서 부럽다고 생각했어요. 두준이, 요섭이, 현승이 같은 사람들을 나는, 만났을까. 혹은, 만날 수 있을까. 정말 기광이랑 준형이는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저런 사람들, 만나기 힘드니까. (웃음)
마지막이 머지 않은 오늘, 이 글 마음에 잘 담아갈게요 :)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언니!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바로 성년의날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근데 벌써 담 편이 마지막이라니 아 징짜 서운
흐음 근데 셋은 광이에게 어떤 마음인 것일까
담편 고다리겟습니당
 
헉 완결 T_T 학생때 대학생때 했으니 이제 회사를 다니는 형광 어떠세요???????????????<- 진상이군요 ..........너무 아쉬워서 엉엉 이번 편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광이가 인복 하나는 타고났네요 좋은 친구가 1명도 생기기 힘든데 3명이라니 .. 오늘도 역시나 준형이는 너무 멋있어요♡
 
나는요. 이기광은 자라는데. 자라서 더 커다른 마음을 갖고, 더 어른스워지는 게 맞는데. 그런데 용준형이 왠지, 이기광을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는 기분일 것만 같아서, 용준형 때문에 슬퍼요. 둘 안에서의 이기광이 아니라, 이제 다섯 안에서의 이기광이니까. 이기광이 용준형을 그토록 아껴도- 왠지 그런거. 그런거 있잖아요. 조금은 서운한 기분.
 
다시 한번 생각하는건데 저런 친구들 없어요 그치만 준형이와 기광이만 놓고 봤을땐 저도 좀 아쉽네요. 둘이서 온전했던 시간들을 다섯이서 좋던 싫던 이제 나눠 가져야 하는거기때문에 : ) 완결이라니 말만들어도 아쉬워요. 기광이에 관한 일이라면 그 누구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준형이를 계속 보고싶은 마음이 크지만 : ) 어쩔 수 없는거겠죠
 
저 셋이 너무나도 대단하다고 생각 합니다. 저렇게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위해서 기다려주고, 그 시간을 참아 낼 만큼의 친구를 믿어주는 우정은 정말로 흔치 않아서 기광이가 무척이나 행복한 존재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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